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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ZOH(요조) - 나의 쓸모

YOZOH(요조) - 나의 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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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나의 쓸모
02. 화분
03. 이불빨래
04. 안식 없는 평안
05. 춤
06. Mr. Smith
07. 나영이 (With. 이영훈)
08. 그런 사람 (With. 루빈)
09. The Selfish (Album Ver.)
10. My Name Is Yozoh (33 Years Old Ver.)
 
 
사실 내가 별로 이 세상에 필요가 없는데도 이렇게 있는 데에는 어느 밤에 엄마 아빠가 뜨겁게 안아버렸기 때문이에요 (나의 쓸모 中 - 요조)

Yozoh 의 새 앨범 [나의 쓸모]는 종종 새처럼 우리 곁에 날아와 춤을 춘다는 느낌을 불러일으키며('춤') 그만큼 때로는 고양이처럼 두리번거리면서 지금 막 여기에 도착했음을 알린다. ('나영이') 나는 몇 차례이고 두 노래를 듣고 다시 들었다. 아직 비는 그치지 않았다. 그때 Yozoh는 마치 변신의 기술을 익히기라도 한 것처럼 자기 목소리를 이용해서 고양이가 되어 연희동 골목길을 거친 다음 홍대 앞 모퉁이에서 새가 되어 지칠 만큼 많은 계단을 단숨에 지나쳐서 자기의 어두운 방으로 날아 들어가 거기 오랫동안 아프기로 계약한 그 방안의 또 한명의 자기에게 함께 춤을 추자며 노래한다. 당신은 이 두 곡의 노래를 듣기 위해서는 그저 Yozoh를 지우고 당신의 이름을 써 넣은 다음 위로를 받으면 된다. 이보다 더 간단한 방법이 또 어디 있겠는가. 당신에게 이 두 개의 노래가 쓸모가 있었다면 나는 그런 다음 세 번째 노래로 '화분'을 권할 것이다. 누군가 내게 [나의 쓸모]를 한 마디로 설명해달라고 물어본다면 망설이지 않고 대답할 것이다. 이 음반은 무엇보다도 씩씩하다. 용기를 내서 이 말을 하고 나니 힘이 난다. Yozoh는 이렇게 씩씩했던 적이 없다. 넘쳐나는 긍정의 힘. 당신이 '이불 빨래'를 듣고 난 다음에도 세상을 긍정하지 않는다면 당신의 세상은 아직도 밤이 끝나지 않았음에 틀림없다. 아니, 차라리 그렇다면 더욱 더 희한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박자와 함께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지난밤을 음미하며 그 다음 날 아침을 긍정하는 콧노래와 함께 세상을 느껴보아야 한다. 그런 당신에게 버려진 꽃들도 세상이여, 다시 한 번, 이라고 함께 로큰롤을 부르기 시작할 것이다. 세상의 대답이 노래라는 것보다 더 한 격려가 어디 있겠는가. 긍정의 리듬. 긍정의 비트. Yozoh의 [나의 쓸모]는 그렇게 행진한다. 그녀에게 깃발 따위란 필요 없다. 마치 협객처럼 등에 찬 그녀만의 멜로디언이 있는데 무엇이 두렵겠는가. 그래서 노래한다. 앞으로 걸으니 바다가 가까워졌어. 가만히 있었더니 아무 것도 움직이지 않았지. 외로워지지 않으려면 계속 걸어야했어. ('안식 없는 평안') 그렇게 행진하면서 맹세한다. 우리는 이제 오늘부터 아침에 제일 먼저 보는 사람, 자기 전에 절박하게 찾게 되는 사람. 늘 함께 이겨내든지 늘 함께 질 거라오, ('그런 사람') 말하자면 연대의 맹세. 그러므로 '나의 쓸모'는 우리의 쓸모를 위한 호소이며, 세상의 쓸모에 대한 선언이다. 나는 서둘러 이 힘을 빌려 지금 막 새로운 시나리오의 새로운 장면을 써나가고 있다. 당신도 이 힘을 빌려 당신의 세상을 긍정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의 쓸모. 우리의 쓸모, 세상의 쓸모. (영화감독 - 정성일) 

1. 나의 쓸모
이 앨범에서 가장 적나라한 곡. 연주에는 소질이 없는데 가이드로 친 내 연주를 그냥 사용했고, 노래도 자고 일어나 침대에 걸터앉아서 노트북을 열고 불렀다. 가사도 적나라하다. 쓸모 있는 사람인가, 하고 자신에게 묻는 일이 참 쓸모없는 짓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왜 이렇게 잊을 만하면 묻게 되는지 모르겠다.

2. 화분
타이틀 곡이다. 2집 앨범을 작업하면서 가장 먼저 만든 곡이었고, 다른 곡들은 듣지도 않은 상황에서 만장일치로 이 곡을 타이틀로 해주길 원했다. 뜬금없지만 이 곡은 '바람이 분다' 의 한 구절에서 시작했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3. 이불빨래
가사도 구상도 굉장히 편안하고 빠르게 진행된 곡. 단순한 내용이지만 생각할 거리가 많은 가사다. 브라스악기와 멜로디언 연주를 같이 하고 싶었는데 그 꿈을 이루었다.

4. 안식 없는 평안
꿈 얘기다. 바다 앞에 서 있었는데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파도도 물고기도 가차 없이 움직이지 않았다. 어떻게든 움직이는 파도와 움직이는 물고기를 보고 싶어서 편하게 가만히 서있지 못하고 앞으로 뒤로 연신 걷다가 깼다. 이 곡의 제목은 나를 잘 아는 친한 동생이 지어주었다.

5. 춤
옛날에 시처럼 써서 홈페이지에 올려두었던 글이었다. 나중에 멜로디를 붙였다. 춤은 늘 어딘가 슬퍼보인다. 슬프고 느린 춤을 추는 것 같은 곡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6. Mr. Smith
미스터스미스는, 실제로 있었던 제 친구에 대한 이야기에요. 타코집에서 알바를 했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자주 갔거든요. 너무 자주 가서 그곳의 여러 가지가 익숙했어요. 그때의 이야기를 소소하게 담아보았어요.

7. 나영이
연희동에 살 때, 동네에 길 고양이가 참 많았어요. 성탄절에 동네를 한 바퀴 돌면서 길에 고양이 사료를 선물처럼 두기도 했었어요.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에 대한 감회가 점점 새로워요. 누가 이름을 불러주는 일이 생각보다 대단한 것 같아요. 그 마음을 이름도 없이 사는 고양이들에게 투영시켜봤어요.

8. 그런 사람
친구의 결혼 선물로 만든 곡이다. 별로 결혼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은 편이지만, 이 곡의 주인공인 내 친구 부부는 꼭 헤어지지 말고 오래오래 잘 살았으면 좋겠다. 

9. The Selfish
너무너무 차가운데 결코 얼지도 않는 물. 나로서는 너무 차가워서 뛰어들 수도 없고 차라리 꽝꽝 얼어버리면 포기하고 돌아 설 텐데 절대 얼지도 않고. 결국 너나 나나 이기적인 마음 뿐이구나, 그게 결론이라면 결론이죠. 대외적으로는 이런 말은 하지 않아요. 그냥 백프로 착한 사람 백프로 악한 사람 그런 거 없고 단지 이기적인 사람만 있는 거 같다는 식으로 말하곤 하죠.

10. My Name Is Yozoh
데뷔곡이니 만큼 나에게 굉장히 의미가 깊은 곡이다. 편곡을 다르게 해보았다. 33살버전이라고 제목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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