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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뜨고코베인 - 3집 Murder's High

눈뜨고코베인 - 3집 Murder's Hi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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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tail prdoduct - 상품상세설명

01 알리바이

02 네가 없다

03 당신 발 밑

04 성형수술을 할래

05 그 배는 내일 침몰할 거에요

06 나 혼자 먹어야지

07 하나 둘 셋 넷

08 아침이 오면

09 뭐뭐뭐뭐

10 일렉트릭 빔

 

 

 

 

이렇게 그들은 새로운 우주를 만들었다. 붕가붕가레코드 대중음악 시리즈 no.10 눈뜨고코베인


Profile '눈뜨고코베인'
눈뜨고코베인은 깜악귀(보컬/기타), 연리목(건반), 목말라(기타), 슬프니(베이스), 장기하(드럼)의 라인업으로 2002년 결성되었다. 2003년 첫 EP인《파는 물건》을 발매한 이래 산울림을 위시한 한국 록을 기반으로 다종다양의 음악을 수용한 독자적인 스타일과 더불어 듣는 이의 허를 찌르는 특유의 개그 센스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눈뜨고코베인'이란 이름에서 풍기는 뉘앙스로 인해 발에 채일 정도로 많았던 그저 그런 엽기 밴드로 취급되었으나, 그들과 함께 등장했던 밴드들이 하나 둘씩 명멸해가는 동안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물이 2005년 발매된 1집《Pop to the People》이다.


2008년 발매된 2집《Tales》에 이르러서는 적잖은 시간 동안 멤버 교체 없이 축적되어 온 밴드의 앙상블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사운드와 함께 일상의 한 단면을 환상적인 이야기로 승화시키는 깜악귀 특유의 노랫말을 선보였다. 특히 이 음반은 밴드 스스로 '조울증에 걸렸지만 태연한 척 하는 하드록/펑크'라 지칭하는 특유의 스타일과 함께 아빠를 살해하고 벽장에 감춘 엄마, 고속도로에 사는 원숭이, 우주 최고의 섹시 금붕어, 그리고 아들에게 지구를 지키지 말 것을 유언하는 슈퍼 히어로 아버지 등 쉽게 상상하기 힘든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전무후무한 세계를 구축했다.


2009년 드러머 장기하가 탈퇴하고 파랑이 새로운 멤버로 참여한 이후 한동안 별다른 활동이 없었으나 이듬해인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음반 작업을 시작했다. 경박하나 육중하고 진부하나 참신하고 환상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모순적 측면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나로 통합하고 있는 그들은 활동 경력 10년차에 이르는 중견 밴드로서 이제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없는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2011년 그들의 세 번째 정규음반인《Murder’s High》에서 한층 깊어진 그들의 새로운 우주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Album《Murder's High》


* 10년의 근육
"음악을 하는데도 근육 같은 게 있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나아질 수밖에 없다." 언젠가 깜악귀가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 동안 세간의 평판이나 인디 음악의 유행에는 전혀 개의치 않으며 마치 음악에 잡아 먹히고 싶지 않다는 듯 진지하게 음악 하는 것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던 그들이다. 하지만 드러머가 한번 교체된 것을 제외하고는 동일한 멤버로 한 장의 EP와 두 장의 정규 앨범을 만들어오면서 적잖은 시간이 그들에게 누적되어 왔다. 그리고 올해로 '눈뜨고코베인'은 10년 차 밴드가 되었다. 만약 깜악귀의 말이 맞는다면 그들에게는 10년만큼의 근육이 생겼을 것이다.


마치 삐쩍 마른 조울증 환자가 광범하게 발달한 배근과 복근을 갖게 된 셈이다. 어색한가? 하지만 2002년 처음 그들을 봤을 때부터 지켜봤던 나는 내내 그런 모습을 상상해왔다. 주위의 갖가지 음악을 빨아들이면서 이종의 장르를 하나로 융합하려는 시도는 당대의 산울림과 필적할 정도이면서 동시에 주위의 아무 것도 개의치 않는 태도는 유수의 브릿팝 밴드를 떠오르게 하는, 그러면서 일상과 환상이 아무렇지도 않게 통합되어 있는 독자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던 이 밴드가 음악적인 무게를 갖는다면, 그건 전무후무한 것이 될 것 같다고. 그리고 이제 비로소 그런 상상이 구체화할 수 있게 된 것이 바로 눈뜨고코베인의 세 번째 정규 음반 《Murder's High》다.


* Murder's High
자신의 알리바이를 항변하는 살인 용의자의 얘기로 시작하여 과대망상증 과학자의 SF적 대량학살로 끝을 맺는 앨범의 기본적인 모티브는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살인’이다. 하긴 이전에도 근친살해를 모티브로 한 노래를 했던 그들이다. 그리고 그들 음악 특유의 공격성과 서사성을 감안했을 때 살인 사건으로 얼룩진 선정적인 앨범을 상상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이 앨범의 노래들은 공격적이라기보다는 수세적이고, 직설적이라기보다는 내성적이다. 첫 곡이 끝나고 나면 살인이 직접적으로 등장하는 곡은 없고 그저 죽음의 뉘앙스만 간접적으로 드러난다. 그러다가 중반 이후에 이르면 그러한 것은 아예 흔적도 찾아볼 수 없게 된다. 그러니까 이 앨범의 주인공은 살인자라기보다는 도망자에 가깝고 표현되는 것은 사건보다는 심리에 가깝다. 살인을 저지른 것인지 저지르지 않은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어쨌든 그로 인해 도망가는 자의 내면. 여기서 달리는 이의 육체적 고통이 어느 순간 황홀경으로 전환되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가 이 앨범의 제목과 오버랩 되는 순간 죄책감과 쾌락의 양가적인 심리가 드러난다.


그럼에도 "서로 상관없는 것 같은 여러 가지 사건과 광경이 모여 하나의 일관된 정서를 드러냈으면 좋겠다."는 프로듀서 깜악귀의 의도처럼 이 앨범에서 일관된 하나의 이야기를 포착하기는 쉽지 않다. 모든 노래들은 각기 개별적인 상황과 정서를 품고 있다. 전체적으로 연결시켜 보면 듣는 이들 나름대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으나, 만들 지 못할 수도 있다. 더욱이 그간 그들이 만들어 왔던 음악에 비해 유례없이 아름다운 멜로디를 가진 노래들을 듣고 있으면 선정적인 소재에 대한 서정적 표현의 역설을 자아낸다. 이처럼 갖가지 모순으로 구축된 쉽게 포착할 수 없는 그들의 우주에 진입하기가 쉽지는 않을 테지만, 한번 진입하는 순간 더할 나위 없는 '하이(high)'를 느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물론 그게 반드시 밝고 즐거우리라는 장담은 할 수 없지만.


앨범의 프로듀싱은 깜악귀와 김형채가 맡았다. 작곡과 작사는 깜악귀, 단 '하나 둘 셋 넷'은 목말라가 만들었다. 녹음과 믹싱은 김형채, 마스터링은 나감독이다. 디자인은 붕가붕가레코드의 수석 디자이너 김 기조가 맡았다. 유통은 붕붕퍼시픽이, 매니지먼트는 두루두루AMC가 맡는다. 앨범 발매와 함께 공개될 타이틀 곡 '네가 없다'의 뮤직 비디오는 잭 감독의 작품.


- 글 / 곰사장 (붕가붕가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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